Veiled / 이정훈 / installation / 2015.12.16-12.30

      




Veiled 

이 정 훈 

Dec.16 - 30,  2015



3c813f2d6654cb4039f49135e047849e.jpg
비 오는 날은 소시지 빵 _ 젤라틴 _ 가변설치 _2015 

우리는 아침부터 밤까지 수많은 뉴스를 접한다. 우리가 잠들어 있는 사이에도 세계 각지의 소식들은 인터넷 광케이블을 타고 와 전달될 준비를 한다. 아침 뉴스와 함께 우리는 ‘오늘 자’ 사람으로 업데이트 되며, 오늘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렇게 우리는 누가 나쁜 놈이고, 누가 억울한 사람인지를 구분하고 분노하며 애도하고 열광하면서 주변사람들과 공유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공동체 일원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2-600..jpg

nwesvendor _ 먹, 황마, 철 _ 1m x 1m x 2.5m_ 2015


변화의 속도가 느렸던 과거에 새로운 소식은 삶을 위협 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뉴스는 꼭 알아야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 새로운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오늘날 인터넷 기술과 미디어산업의 발전으로 뉴스는 새로움에 취약한 우리의 삶에서 더욱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3-600..jpg

비 오는 날은 소시지 빵_ 젤라틴_ 가변설치 _2015


2013년 10월 8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비 오는 날은 소시지 빵”이란 뉴스가 보도되었다. 비 오는 날의 소비심리에 관한 내용으로, 맑은 날은 샌드위치가 비 오는 날은 소시지 빵의 구매욕이 크다는 것이다. 언뜻 별 문제 없어 보이는 이 기사는 당시 중요 사건의 은폐용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어처구니없는”기사로 치부되면서 세간에 풍자적으로 회자되었다. 이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중립적으로 존재한다는 뉴스에 대한 믿음에 타격을 주었고, 뉴스가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추측과 우선순위로 새로운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줌을 드러냈다. 더 이상 뉴스는 당연하고 무해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되었고 이는 비단 뉴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매스미디어, sns에도 적용되는 사항이다. 심지어 재미를 위해 보는 예능오락 프로그램에도 웃음 뒤에 있는 메시지들을 생각하게 한다.

 

4-600..jpg

 jellybaby _ 젤라틴 _ 가변설치 _ 2015 


작가는 동아시아의 전통 기록 매체인 먹을 이용한 작업으로 뉴스를 이야기한다. 종이 위에 사용되는 평면의 기록재료가 입체의 조각재료로 확장됨은 기록을 만들고 끊임없이 나르며 소비하는 오늘날의 뉴스와 미디어 산업, 우리를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뉴스와 미디어는 끊임없이 동참하기를 권하며, 우리는 스스로 이를 익히고 나르는 newsvendor가 된다. 여기서 뉴스가 누군가의 관점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누군가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그의 메세지가 무엇인지 가려내야 할 것이다. 

5.-600 .jpg

jelly baby #1 _ c print _42 x 63.2cm _ 2015


누군가의 관점에 의해 걸러진 미디어 속 세상을 이야기하기 위해 작가는 젤라틴이란 재료를 사용하였다. 그을음과 아교로 만들어진 먹이란 전통 기록재료에서 정제해 얻은 젤라틴은 무언가가 감해지고 표백된 가공(加工)의 관계성을 암시한다. 이렇게 가공된 새로운 세상은 환상성을 통해 진실을 흡수하며 눈 앞에서 현실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이는 우리에게 내면화된 기준이되어 그것에서 벗어나거나 미끄러진현실의 나와 나의 삶은 추락하는 존재로 인식된다. 그렇게 환상성은 삶을 억누르는 무게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6_600..jpg

jelly baby _ 젤라틴 _가변설치 _2015


7-600..jpg

비 오는 날은 소시지 빵 전시 전경


작가는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것들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우리의 현실감각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언론매체의 특별한 능력을 언급하며, 원근감을 가지고 바라보기를 권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위해 우리의 눈앞을 가리는 베일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전시장 공간 내의 냄새로 환상의 거짓을 폭로한다. ■ 구주희